

2006년 개봉한 첫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3억 2천만 달러가 넘는 흥행을 기록하고 20년 가까이 사랑받았는데, 왜 지금 속편을 만드는 걸까 의문이 들었는데요. 더구나 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 모두 한때는 속편에 관심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던 터라 더욱 그랬습니다. 그런데 2024년 7월, 디즈니와 20세기 스튜디오가 공식적으로 속편 제작을 발표했고, 원작 감독 데이비드 프랭클과 각본가 앨린 브로시 맥케나까지 합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5월 1일, 우리는 다시 한번 미란다 프리슬리의 세계로 돌아가게 됩니다.
주요 캐스팅과 새로운 얼굴들
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가 각각 미란다 프리슬리와 앤디 색스 역으로 돌아옵니다. 에밀리 블런트도 미란다의 헌신적인 비서였던 에밀리 역을 다시 맡고, 스탠리 투치 역시 미란다의 오른팔 나이젤로 복귀합니다. 트레이시 톰스와 티보르 펠드먼도 각각 앤디의 친구 릴리와 런웨이 매거진 사장 어브 라비츠 역으로 재등장합니다.
새로운 배우들도 대거 합류했는데, 케네스 브래너가 미란다의 최신 남편으로 등장하고, 저스틴 서루는 "진보적이고 부유하지만 어리석은" 캐릭터를 맡는다고 알려졌습니다. 시몬 애슐리, 루시 리우, B.J. 노박, 폴린 샬라메, 레이첼 블룸, 패트릭 브래멀 등도 캐스팅됐습니다. 패션 중심의 서사를 반영하듯 시드니 스위니, 도나텔라 베르사체, 레이디 가가 같은 스타들도 카메오로 출연한다고 하니, 화려한 볼거리를 기대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티저를 보면서 느낀 건, 이 영화가 단순히 옛 캐릭터들을 다시 불러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 시대의 패션과 미디어 산업을 어떻게 담아낼지가 관건이라는 점이었습니다. 2월 초에 공개된 공식 예고편은 공개 24시간 만에 2억 2천만 뷰를 기록하며 스튜디오 역사상 가장 많이 본 예고편이 되었는데, 이는 사람들이 여전히 이 세계에 얼마나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오리지널 스토리와 변화한 산업 풍경
예고편에서 확인할 수 있는 건, 미란다가 앤디와 에밀리가 런웨이에서 일했던 시절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전형적인 미란다다운 모습이죠. 알려진 줄거리에 따르면, 앤디는 이번엔 런웨이의 피처 에디터로 돌아오게 되고, 변화하는 저널리즘과 패션 환경 속에서 미란다와 함께 매거진의 미래를 지켜야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그 과정에서 이제는 럭셔리 웰니스 브랜드의 대표가 된 에밀리와도 재회하게 됩니다.
흥미로운 건, 이 속편이 로렌 와이스버거의 후속 소설을 직접 각색한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와이스버거는 2013년에 『리벤지 웨어스 프라다: 악마의 귀환』이라는 속편을 냈고, 2018년에는 에밀리를 중심으로 한 스핀오프 『When Life Gives You Lululemons』도 출간했습니다. 하지만 영화 속편은 이 소설들의 설정과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소설에서는 앤디가 브라이덜 매거진의 편집자로 등장하고 자신의 결혼을 준비하는 반면, 영화에서는 런웨이로 직접 복귀하는 설정이니까요.
저는 작업하면서 늘 느끼는 게 있습니다. 사람들은 새로움을 말하지만, 실제로 가장 설득력 있는 건 이미 한 번 사랑받은 세계를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정리하는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는 설명이 오래 걸리고 실패의 부담도 큽니다. 반면 익숙한 세계는 첫 장면만으로도 감정이 바로 연결되죠. 그런 점에서 이 속편의 귀환은 단순한 향수 자극이라기보다, 패션과 미디어 산업이 완전히 달라진 지금 그 세계가 어떻게 다시 읽힐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일처럼 보입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개봉일
다만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런 흐름이 늘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익숙한 IP의 귀환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그 선택이 자칫 창작적 필요가 아니라 산업의 불안에서 나온 보수적 선택으로 보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원작이 한때는 화려하고 매혹적인 성공담처럼 소비됐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독성 노동 환경의 이야기로 다시 읽는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일반적으로 속편은 옛 인기를 재현하는 데 집중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좋은 후속편이란 옛 캐릭터를 다시 불러오는 작품이 아니라 우리가 왜 여전히 그 세계를 떠나지 못하는지를 새롭게 설명하는 작품입니다.
결국 속편이 의미 있으려면, 과거의 인기만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는 보지 못했던 감정과 권력의 구조를 지금의 시선으로 다시 드러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가 진짜 보여줘야 할 것은 화려한 카메오나 반가운 재회보다, 20년 뒤에도 여전히 유효한 욕망과 불안이 무엇인지일 것입니다. 5월 1일 개봉일이 다가올수록, 저는 이 영화가 과연 그 질문에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궁금해집니다.
참고: https://editorial.rottentomatoes.com/article/everything-we-know-about-the-devil-wears-prada-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