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산업4 박찬욱 영화 시각 효과 (노동, VFX, 구조) 영화관에서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보고 나올 때마다 저는 그 이미지가 머릿속에 남습니다. 그런데 최근 《No Other Choice》를 분석한 글을 읽고 나서 깊이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스타일이 뛰어난 작품이 아니라, 디지털 노동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작품이었습니다.VFX 노동이 만들어낸 인공적 자연영화 초반부터 등장하는 배롱나무 장면은 저도 극장에서 봤을 때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꽃잎들이 너무 완벽하게 떨어지더라고요. 바람에 흩날리는 게 아니라 마치 프로그램으로 계산된 것처럼 정교하게 움직였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장면 대부분이 디지털 작업으로 만들어진 거였습니다. 박찬욱 감독은 원래 과장된 비주얼을 즐겨 쓰는 편이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그 인위성.. 2026. 3. 16. 헐리우드의 사망 (스트리밍, 극장, 미래) 헐리우드가 죽어가고 있다는 말, 과연 사실일까요? 40년 넘게 이 업계에서 일한 한 홍보 전문가는 자신이 몸담았던 산업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고백했습니다. 극장 중심의 화려한 시스템이 무너지고, 스트리밍 플랫폼이 산업 전체를 집어삼키는 지금, 저 역시 이 변화를 지켜보며 묘한 감정을 느낍니다. 단순히 쇠퇴하는 게 아니라, 헐리우드가 완전히 다른 무언가로 변하고 있다는 느낌이 더 정확합니다.스트리밍이 바꾼 수익 구조의 붕괴헐리우드가 100년 넘게 유지해온 비밀 중 하나는 바로 '예측 가능성'이었습니다. 영화 한 편이 극장에서 개봉하고, 홈비디오로 나오고, TV 방송권이 팔리고, 해외 시장으로 확장되는 단계적 수익 구조 말이죠. TV 드라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4시즌 이상 방영된 시리즈는 신디케이션 .. 2026. 3. 16. 헐리우드 AI 논란 (창작권, 산업붕괴, 윤리) 솔직히 고백하자면, AI 영상 생성 기술이 영화 산업에 이렇게 빠르게 침투할 줄 몰랐습니다. 처음 Sora나 Runway 같은 도구들이 등장했을 때만 해도 "아직은 멀었지" 싶었는데, 2026년 들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AMC 극장이 AI로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 상영을 취소한 사건을 보면서, 이건 단순한 기술 논쟁이 아니라 영화가 무엇인지를 다시 정의하는 싸움이 시작됐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필름에서 디지털로 바뀔 때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그때는 표현 방식이 바뀌었지만, 지금은 창작 주체 자체가 바뀔 수 있으니까요.창작권리를 둘러싼 갈등ByteDance가 내놓은 Seedance 2.0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브래드 피트와 톰 크루즈가 가상의 제프리 엡스타인 스토리로 싸우는 영.. 2026. 3. 9. 요즘 영화 별로인 이유 (의미, 경험, 서사) 1973년 개봉한 엑소시스트는 극장에서 관객들이 기절하고 구토하며 들것에 실려 나가는 사태를 일으켰습니다. 2년 동안 상영되며 미국 문화 전체를 뒤흔들었고, 이후 20년간 이어질 사탄 공포를 촉발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영화를 2025년에 개봉한다면 어떨까요? 아마 흥행은 하겠지만, 그때와 같은 문화적 충격은 일으키지 못할 겁니다. 영화가 달라진 게 아니라, 저희가 달라진 겁니다.미디어 생태가 바뀌면 영화의 의미도 바뀝니다영화가 예전만 못하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품질 문제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1940년대 미국인의 60% 이상이 매주 극장을 찾았습니다. 당시 극장은 종교 시설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공동체 공간이었습니다. 뉴스릴로 전쟁 소식을 접하고, 대형 스크린으로 처음 보는 세계를 경험했.. 2026. 3.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