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90 자파르 파나히 인터뷰 (검열, 감옥, 제작) 영화를 만들고 싶은데 출국이 금지되고, 작품을 찍었는데 자국 관객에게 보여줄 수 없고, 심지어 촬영 자체가 불법이 될 수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부분은 포기하겠지만,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30년간 그 환경에서 영화를 만들어왔습니다. 최근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그저 사고였을 뿐'으로 한국을 찾은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이 인터뷰를 보면서, 영화라는 매체가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검열 환경이 만든 영화 형식보통 영화감독의 스타일은 개인적 미학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파나히의 경우는 다릅니다. 그의 영화 형식 상당 부분이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이 인터뷰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입니다.인터뷰에서 그는 "저는 .. 2026. 3. 10. 기생충 이후 한국 영화 (CJ, 글로벌, 기회) 한국 영화가 오스카를 노린다는 건 이제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 방식이 점점 할리우드를 닮아가고 있다면 어떨까요? 기생충 이후 CJ ENM이 걸어온 길을 보면서, 저는 이 질문을 계속 던지게 됩니다. 2019년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받던 순간, 이미 CJ는 오스카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기생충은 작품상까지 휩쓸었습니다. 저는 당시 유럽 여러 도시에서 상영관마다 매진 사태를 직접 목격했습니다. 그 열기는 정말 예상치 못한 것이었습니다.CJ ENM의 기생충이 바꾼 판도기생충의 성공 이후 CJ ENM의 행보는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단순히 한 편의 성공작으로 끝나지 않고, 이들은 체계적으로 오스카를 겨냥한 전략을 세워왔습니다.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스'에 공동 제작으로 참여한.. 2026. 3. 10. AI 스튜디오 행보 (콘텐츠, 제작법, 자본) AI 기술이 영화를 만드는 시대에 이젠 심지어 AI 회사들은 영화 산업 출신 사람들을 데려오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섬뜩했습니다. 서로 분리될 산업이 될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AI 배우 틸리 노우드를 만든 Xicoia는 최근 아마zon 프라임 비디오 출신의 마크 휠런을 전략 및 운영 책임자로 영입했습니다. 그가 맡은 역할은 단순히 기술 개발이 아니라, 틸리라는 AI 배우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이건 더 이상 기술 경쟁이 아니라 콘텐츠 경쟁이라는 신호입니다.기술 회사에서 콘텐츠 제작사로지금까지 AI는 주로 영화 제작의 뒤편에서 일했습니다. VFX 작업을 빠르게 처리하거나, 배경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후반 작업 시.. 2026. 3. 9. 헐리우드 AI 논란 (창작권, 산업붕괴, 윤리) 솔직히 고백하자면, AI 영상 생성 기술이 영화 산업에 이렇게 빠르게 침투할 줄 몰랐습니다. 처음 Sora나 Runway 같은 도구들이 등장했을 때만 해도 "아직은 멀었지" 싶었는데, 2026년 들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AMC 극장이 AI로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 상영을 취소한 사건을 보면서, 이건 단순한 기술 논쟁이 아니라 영화가 무엇인지를 다시 정의하는 싸움이 시작됐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필름에서 디지털로 바뀔 때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그때는 표현 방식이 바뀌었지만, 지금은 창작 주체 자체가 바뀔 수 있으니까요.창작권리를 둘러싼 갈등ByteDance가 내놓은 Seedance 2.0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브래드 피트와 톰 크루즈가 가상의 제프리 엡스타인 스토리로 싸우는 영.. 2026. 3. 9. 햄넷, 상실의 영화 (감정 강요, 가족, 기술성) 셰익스피어의 아들 햄넷을 다룬 영화가 정작 셰익스피어 이야기가 아니라면 어떨까요?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위대한 작가의 창작 과정을 기대하겠지만, 실제로 이 영화는 한 가족의 슬픔을 2시간 내내 따라갑니다. 11세에 세상을 떠난 아이와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시간이 전부입니다.감정 강요처럼 느껴진 순간들제시 버클리의 연기는 정말 압도적이었습니다. 조용한 신비로움에서 시작해 격렬한 슬픔까지, 그녀는 모든 감정선을 완벽하게 소화했습니다. 폴 메스칼도 나름 선전했지만 솔직히 제시 버클리 앞에서는 누구든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문제는 영화가 이 훌륭한 연기를 너무 믿고 관객의 감정을 쥐어짜려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절정부의 울부짖음 장면은 분명 연기적으로는 놀라웠지만,.. 2026. 3. 8. 델 토로 프랑켄슈타인 (괴물 손, 관계, 상징) 괴물을 보고 공포를 느끼는 게 정상일까요, 아니면 연민을 느끼는 게 정상일까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신작 '프랑켄슈타인'을 보고 나서 저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완전히 뒤집게 됐습니다. 1931년 보리스 카를로프의 프랑켄슈타인부터 수많은 각색 영화들을 봐왔지만, 이번 작품은 제가 아는 모든 '괴물 이야기'와 달랐습니다. 델 토로는 괴물을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존재로 그려냅니다.괴물의 손델 토로는 인터뷰에서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눈과 손"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 빅터가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서 들은 말이 있습니다. "얼굴은 허상이지만 손은 진실을 말한다"는 대사였죠.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델 토로가 왜 그토록 손의 디테일에 집착했는지 이해하게 됐습니다.. 2026. 3. 8. 이전 1 ··· 6 7 8 9 10 11 12 ··· 15 다음